“주는 대로 처먹어.”
수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엘리는
불친절하지만 성실한 요리사다.
평화롭게 지내던 그는 단골의 계략에 빠져
미심쩍은 여행에 억지로 동행하게 되는데…….
나머지 일행인 잔혹한 검사와
바람둥이 마도사는 믿을 수 없고
끝이 없는 여행길은 위험하기만 하다.
고대 나무가 숨 쉬는 숲과 설표가 도사리는 산맥,
화려한 도시의 요리 대결과 무도회장의 도둑까지.
희한한 모험기가 그들을 기다린다.
***
“네 음식점 바로 옆에 집을 얻어서
매일같이 깽판 칠 테니 두고 봐.”
두려움을 모르던 검사 체스터,
귀찮다고만 생각하던 여행을 시작한 뒤
누구에게도 밝히기 싫은 약점이 생겨 버렸다.
빨강 머리, 빨강 머리, 그놈의 빨강 머리!
어느새 정신 차리면 그를 보고 있는 이유가 뭘까?
그가 위험해지면 몸이 먼저 나가는 이유는 또 뭐고?
“왜 머리로 남의 정강이를 짓누르냐?”
“베개가 있어야 편하잖아.”
산적 떼가 날뛰는 숲과 텅 빈 주머니 사정,
전설 속 괴물, 그리고 요리사의 반항까지.
어느덧 남부에 다다랐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는다
***
“폐하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버릴 수 있네.
이 왕국은 내게 그만큼 중요해.”
17인의 현자이자 왕궁 박사인 파블로 페어비셀,
휴가로 여긴 임무 중 수상한 정황을 발견하며
비겁함과 충성심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더 알고 싶어. 체스터에 관해.”
“자네도 많이 변했군.”
나날이 가까워진 일행은 어느새 적국 치르에 발을 딛는다.
과연 그들은 험난한 여정을 마치고 안틸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거대한 음모와 피할 수 없는 운명,
그 속에서 갈등하는 하찮은 영웅들의 이야기.